▲ (왼쪽부터) 서은영 양, 최유정 양, 박지연 양, 노명호 씨, 손혁진 군, 이승호 군, 이진혁 군 <사진 지재호 기자>

 

지자체들이 너도나도 둘레길을 공개하면서 하나의 관광자원으로도 활용하는 사례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공식적으로 둘레길이 없는 진천군의 둘레길 탐사 프로젝트가 독특한 사례로 주목을 끌고 있다.

일반적으로 구간별 둘레길을 선정함에 있어 위원회를 구성하고 여러 분야별 전문가들을 초빙해 진행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진천군은 기존의 일방적인 선정 방식이 아닌 앞으로 더 많이 이용하게 될 청소년들에게 기회를 부여했다.

지난 10일 충북 진천군평생학습센터 대회의실에서는 ‘진천군 둘레길 탐사 프로젝트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됐다. 이날 참여한 남녀 중고생들은 17명으로 어재영 평생교육사의 지도아래 둘레길 기획에서부터 세분화된 계획 단계까지 교육이 이뤄졌다.

오전 10시에 시작된 이날 오리엔테이션에는 학부모를 비롯해 30여명이 참석했다. 약 30분 정도 탐사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이 있었다.

어재영 평생교육사는 “탐사 프로젝트의 기본적인 기획의도는 청소년들이 진짜 주인공이 되는 프로젝트를 해 보자는 것에서 시작됐다. 시작부터 과정, 결과까지 청소년들이 주도할 것이며, 어른들은 아이들의 도움 요청이 있을 때까지는 관여하지 않는 다는 것”이라며 “이 프로젝트는 행복릴레이학교 안에 있다. 진천군이 앞으로 학교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 가지 사업을 진행할 것이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 박정연 양의 익살스런 표정과 반대로 카메라를 의식한 듯 얼굴을 가린 안세빈 양(사진 위 우측). <사진 지재호 기자>

 

행복릴레이학교는 진천군에서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프로그램으로 예측 불가능한 미래를 행복하도록 준비하기 위한 진천군 고유의 다양한 실험적인 과정을 통칭하고 있는 사업이다.

그 첫 번째 도전이 바로 청소년들이 주도적으로 만들어가는 진천군 둘레길 탐사 프로젝트인 것이다.

이번 사업은 기본적으로 성공적인 완수를 지향하고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실험적인 프로젝트인 만큼 실패하거나 목표하는 부분까지 할 수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참여하고 있는 청소년들의 의지와 열정에 따라 그 방향은 크게 달라지고 사업의 좌표까지 설정할 수 있는 큰 움직임이라는 사실이다.

유일한 성인으로 참여한 노명호 (61세) 씨는 “좋은 프로그램이 있다고 해서 참여했는데 무엇보다 청소년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한다고 해 관심을 갖게 됐다”며 “같이 참여해 아이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진행을 하는 지 궁금함도 있지만 무엇보다 함께 활동하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오전에는 17명의 아이들이 3개조로 나눠 기획과 세부적인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오후에는 탐사 주도팀과 기록팀 2개 팀으로 나눠 오는 11월까지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조를 나눈 아이들은 본격적인 교육이 시작했을 때 서로간의 어색함 때문에 많은 말을 나누지 못했다. 하지만 프로그램 기획을 진행하면서 의견을 제시하고 수렴되는 과정에서 금방 융합해 나갔고 다음 모임 스케줄을 스스로 정하는 등 에너지가 넘치는 밝은 청소년 모습을 드러냈다.

그 안에서 자신은 탐사팀에 맞는지 기록팀에 적당한지 여부도 스스로 판단해 팀에 합류하는 등 진천군 최초의 둘레길이 바로 이 아이들에 의해서 탄생될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아이들의 위험을 과대평가 하지 말라’는 말이 있듯이 학부모나 어른들의 조급함이 관여하지 않는 선에서 전국 최초의 청소년들이 개척한 둘레길이 탄생하기를 긍정적으로 기대해 본다.

▲ 어재영 평생교육사가 아이들이 제안한 기획안을 보며 지도하고 있다. <사진 지재호 기자>
저작권자 © Landscape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